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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9일(토요일)

사면초가 처한 당청…정국 주도권, 야권에 넘어갈까

경제·외교안보 난항에도 다시 ‘정면 돌파’ 택한 당청…文 “국민 뜻은 검찰개혁”

2019. 10.08(화) 10:42확대축소
▲[시사포커스 / 오훈 기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주최 정당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대북 외교부터 정치, 경제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 분야에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당청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지는 가운데 야권은 이를 국면 전환 계기로 삼아 내년 총선 전까지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 쥐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조국 정국 장기화 속 다른 현안도 안 풀려…추락하는 文지지율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조국 법무부장관을 적극 비호해오던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장외집회를 통해 정국 반전을 위한 ‘세몰이’에 나섰다가 이마저 보수진영의 대규모 광화문 집회로 의미가 퇴색되어 버리면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론분열로 치달아 버린 상황에 이르렀기에 이제 와서 물러설 수도 없어 문재인 정권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인데, 그동안 정권 지지율 상승을 견인한 바 있는 대북 문제조차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북한이 전격 발사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역시 지난 5일(현지시간)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렬되는 등 당장 문재인 대통령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수출이 1년 전보다 9% 줄어 10대 수출국 중 최대 폭으로 감소하고 최근 물가 상승률은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경제 상황까지 악화되고 있는데, 이를 의식했는지 불과 보름 전인 지난달 16일만 해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8월 고용통계에 따르면 역대 최고 고용률을 기록했고 실업률도 역재 최저 수준”이라며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자찬했던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주요 경제 단체창 초청 청와대 오찬에선 “정부도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안다.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사회적으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좀처럼 진압되지 않는데다 북한에서 남하한 돼지로부터 퍼졌을 정황도 확인되면서 무엇 하나 긍정적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는데,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국 성인 2007명에게 실시해 7일 발표한 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결과(96%신뢰수준±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52.3%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긍정평가는 44.4%로 3월 2주차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고 긍·부정 격차도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무엇보다 진보와 보수층이 각각 문 대통령에 대한 찬반 방향으로 결집하면서 국론 분열 양상은 짙어져 가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 격인 중도층의 경우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선 아래로 하락한 데 반해 부정평가는 56.7%로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다 동 기관이 CBS 의뢰로 전국 성인 501명에게 실시한 조 장관 가족 수사의 적절성과 관련해서도 비록 오차범위 이내지만 적절하다고 답한 비율이 과도하다는 응답을 넘어선 것으로 나와 모든 면에서 문 정권에 불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당 지지율에서도 대체로 범여권은 하락하고 보수정당들은 상승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전국 성인 2007명에게 조사한 10월 1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95%신뢰수준±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주 대비 1.9%P 떨어지면서 40%선이 무너진 38.3%에 그쳤고, 정의당도 4.9%로 하락해 3위 자리를 5.9%로 상승한 바른미래당에 내줬으며 한국당은 2.7%P 오른 33.2%를 얻어 1위인 여당과의 격차를 5.1%P로 바짝 좁혔다.

특히 한국당은 대구·경북에서 전주 대비 12.2%나 급등해 과반인 51.9%를 기록했으며 서울에서도 8.7%P 오른 33.9%를 기록하면서 0.1%P 차로 여당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 같은 결과로 자신감을 되찾은 보수정당들은 청와대를 향해 점점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 ‘국론분열’ 프레임 공세? 황교안·유승민 “文, 국가 혼란 끝내야”
먼저 한국당에선 보수진영의 광화문집회에 맞불 놓는 차원에서 현 정권 지지층이 서초동 집회를 또 열면서 국론분열이 격화되어 가는 상황을 꼬집어 7일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 회의에서 “친문 세력들은 관제시위로 검찰을 겁박하고 수사하는 검사들에게 인신공격까지 퍼붓는 등 무법천지가 됐다. 조국 사태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대통령이 앞장서 분열을 선동하고 친문 수장 자리만 지키고 있다”며 “이 혼란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 본인밖에 없다. 조국을 파면하고 검찰 수사를 보장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이 뿐 아니라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도 같은 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을 겨냥 “고의적으로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있다. 국민 통합 약속을 정면으로 위배했고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전적인 책임”이라며 “2년 반 동안 나라의 경제·안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더니, 정작 모든 국민이 상식적으로 동의했던 ‘정의·공정·평등’이란 약속마저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속히 조국을 파면함으로써 조국 사태를 해결하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같은 정권 비판에 그치지 않고 보수진영에선 ‘민생 챙기기’에도 힘을 기울이면서 정부여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는데, 일찍이 ‘민부론’을 내세웠던 황 대표는 7일 경기도 안성 지역 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중병에 걸렸는데 심각한 문제는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이 정권이 이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민부경제, 민간주도 경쟁력으로 자유로운 노동시장 구축, 맞춤형 생산성 복지로 대전환을 이뤄내야 우리 기업과 국민이 다시 뛸 수 있다. 정부여당이 못하면 야당이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야권은 국론분열을 우려해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는데, ‘정쟁 성토장’이 될 거라며 불참 의사를 표한 여당 대표만 빠진 채 열린 7일 초월회에선 지난번 회의에는 참석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정치협상회의’를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재차 제안하고 황 대표가 이날 응낙하면서 전격 성사돼 오는 13일 첫 회의가 열리기로 했지만 여당에선 이 대표의 수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또 하나의 협의체 만드는 정도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며 여전히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는 등 부정적 목소리가 나왔다.

이렇듯 여당을 제외한 4당이 광장정치를 우려해 정치협상회의를 운영키로 하고, 범여권인 민주평화당에서까지 7일 조배숙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조국 카드를 철회하고 여야 지도부와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입장을 내놓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은 이념성향을 막론하고 높아지는 모양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끝내 조 장관을 끌어안고 종전처럼 사법개혁 필요성만 거듭 역설했다.

◆ 문 대통령 “국론분열? 국민 뜻은 검찰 개혁 절실하단 것”
사실상 국론분열 책임자로 보수야권으로부터 지목당한 문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로, 이를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의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이 들 때 국민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도 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그는 이를 반격의 계기로 삼겠다는 듯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이는 국민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 보장 못지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국회는 공수처법과 수사권조정 법안 등 검찰개혁과 관련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 법무부와 검찰도 엄정한 수사를 보장하는 한편 법 개정안 없이 할 수 있는 개혁에 대해선 속도를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문 대통령은 민생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태풍 피해가 심각하다.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서둘러 정부의 지원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국가가축 전염병 대응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조 장관 거취를 놓고 정치권이 신경전을 이어오게 됐음에도 이날 역시 조 장관에 대해선 일언반구 언급하지 않은 채 검찰개혁만을 호소함으로써 조 장관을 계속 안고 가겠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는데, 이미 같은 날 오전 민주당 지도부도 최고위 회의에서 비슷한 논조를 띄어 이 대표는 태풍 피해와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복구 등 민생 집중에 무게를 두는 한편 사법개혁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으며 이인영 원내대표도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국정감사를 강조하는 등 검찰을 압박했다.

심지어 같은 당 금태섭 의원이 ‘조 장관 재임 중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폐지하겠다고 나서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히자 조 장관 지지자들은 민주당 의원에게까지 “탈당하면 어떠겠나”라며 강도 높게 잘타할 정도로 당청과 그 지지층 모두 ‘일방통행’ 분위기인데, 이 같은 배경에는 총선에 대한 자신감도 일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례로 경향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성인 1000명을 상대로 내년 총선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6일 발표한 결과(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43.7%인 데 반해 ‘정권 견제 위해 야당 후보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여론조사 결과만 갖고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일단 문희상 국회의장까지 이날 초월회 회동에서 “장관이 누구든지, 검찰이 자체 개혁안을 내놓든지 국회가 내일이라도 합의만 하면 사법개혁에 대한 논쟁이 없어지는 것이다. 저는 국회법에 따라 가능한 의장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하게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적잖은 여론의 반발을 무릅쓰고 ‘내 편 정치’를 또다시 강행할 것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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