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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1일(일요일)

막 오른 4월 국회, ‘인사 강행’ 계기로 파행 치닫나

청와대의 박영선·김연철 장관 임명 단행에 한국당 ‘결사저항’ 천명

2019. 04.14(일) 13:09확대축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 임희경 기자 출처 :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그간 대치 정국만 이어왔던 여야가 겨우 합의해 8일부터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불발됐던 김연철 통일부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대한 임명을 끝내 강행하면서 정치권 분위기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다.

당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황교안 대표부터 ‘결사저항’이란 수위 높은 표현까지 쓰며 강력하게 경고했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은 9일 “앞으로 국회 상임위 운영도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등 국회 보이콧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 文 ‘산불 대처’로 자신감 올랐나…11번째 임명 강행 ‘마이웨이’

4·3 보궐선거 결과, 한 자리도 얻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세가 올랐던 한국당은 지난 4일 일어난 강원 산불 사건 당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 등 주요 인사들을 질의 때문에 국회 운영위에 붙잡아놓은 채 빨리 보내주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역풍을 받은 반면 정부는 전국의 가용 소방자원을 총동원해 산불을 결국 진화시킴으로써 그동안 계속된 ‘부실 인사 검증’ 때문에 수세로 몰렸던 여론전에서 어느 정도 만회하는 결과를 얻게 됐다.

더구나 대형 산불에도 청와대 주요 인사들을 잡아뒀다는 여론의 질타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가 빈축을 산 데 이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문 정권을 비꼬기 위해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의 산불”이라고 표현했다가 구설에 올라 급기야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라”고 황 대표까지 진화에 나서는 등 한국당에서 몇 차례 자충수를 뒀던 점도 정부여당에 유리한 국면으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그래선지 문 대통령은 송부 요청 시한으로 꼽았던 7일까지 야당의 반대로 김연철·박영선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8일 이들 2명을 포함한 장관 5명을 전격 임명 강행했는데,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출국하는 만큼 일단 그 전까지 개각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5일 전국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와대의 김연철·박영선 장관후보자 임명 강행’ 찬반 조사 결과(95%신뢰수준±4.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장관 인사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찬성한다는 비율(45.8%)이 국회 청문보고서 채택이 되지 못했으니 반대한다는 비율(43.3%)과 겨우 오차범위 내인 2.5%P 정도밖에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자신의 지지층만 바라보고 밀어붙였다는 지적을 청와대가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강행된 장관 수만 문 정부가 집권한지 만 2년도 안 돼 이번까지 벌써 11명에 달했는데,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그토록 비판했던 박근혜 정권조차 재임 4년 반 동안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장급 인사는 10명에 그쳤던 데다 임명 강행으로 인한 야권과의 갈등이 충분히 예상됐다는 점에서 향후 뚜렷한 정책성과가 수반되지 못할 경우 문제의 인선을 강행한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은 문 대통령에 고스란히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8일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신임 장관들을 향해 “아주 험난한 인사청문회 과정을 겪은 만큼 이를 통해서 행정능력과 정책능력을 잘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는데, 그 중 박영선 장관에겐 “각별하게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으며 김연철 장관에게도 “남북관계 발전 과정에서 국민과 발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는 등 근래 여론 동향을 감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격앙된 한국당, 청와대 앞 의총부터 ‘청문회 무용론’까지 총공세

이런 가운데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관 임명 강행과 관련 “국민의 성난 목소리를 외면하고 독선을 고집하면 결사 각오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던 만큼 문 대통령이 다시 임명 강행 카드로 나온 데 대해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모양새인데, 한국당 의원들은 9일 청와대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인사 검증을 비롯해 ‘청문회 패싱’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려 70여명의 한국당 의원이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은 오만·불통한 모습을 버리고 청와대 무능에 대해 사과하라”고 한 목소리를 냈는데, 비단 두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한 대통령 사과 뿐 아니라 인사검증에 실패한 조국 민정수석 경질, 갑질 파문에 휩싸인 주영훈 경호처장 파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대출특혜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등 4가지 요구사항을 결의문에 담아 청와대에 전했다.

이 뿐 아니라 이날 오후 열린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선 개시 직후 정갑윤 한국당 의원이 “야당이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에 합의해주지 않고 김연철·박영선 후보자는 결코 임명해선 안 된다고 강력 주장해왔는데 이런 분을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국회의 수치”라며 “오늘과 내일도 헌법재판관 후보 청문회가 있는데 청문회를 하나 안 하나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똑같다”고 ‘청문회 무용론’을 제기한 이후 ‘인사청문’의 실효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다가 개회한지 1시간도 안 돼 정회되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다.

이 같은 압박에 여당인 민주당에선 홍영표 원내대표가 9일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황 대표가 결사저항 하겠다고 하는데,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 것인지는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결사저항 하겠다는 속뜻이 ‘김학의 사건’의 재수사 불똥이 본인(황 대표)에게 번지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아보겠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며 김학의 사건까지 거론한 데 이어 “한국당이 국민과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는 정쟁유발정당이 되지 않기 바란다”고 민생도 언급하면서 적극 맞대응에 나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홍 원내대표는 ‘강원 산불’이 탈원전 때문이란 보수진영 일각의 주장까지 들어 “한국당은 정쟁에만 눈이 먼 것 같다.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국민을 현혹, 국론을 분열시키는 게 제1야당이라는 공당이 할 일인지 묻고 싶다”며 “당장 4월 국회 일정을 협조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추경 편성 논의를 시작하고 탄력근로제, 최저임금제 개편, 데이터 3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野, 보이콧엔 신중…일단 인사청문회법 개정 쪽 집중
산불 사건을 계기로 ‘민생’을 내세운 이러한 여당의 역공에 한국당에서도 이전처럼 무작정 강경한 목소리만 내진 않고 조금씩 수위를 조절했는데, ‘나다르크’였던 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마저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비판하면서도 대안을 말하는 야당으로서 4월 임시국회에 임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같은 날 청와대 앞에서의 긴급 의총 자리에서도 그는 “우리는 책임을 추궁하되 책임을 다하는 야당, 저항하되 일하는 야당으로서 청와대 전면 개편을 요구한다”고 역설했다.

이전과 달리 ‘국회 보이콧’을 지양하려는 이런 자세는 비단 지도부 일각의 의견에 국한된 것만은 아닌데,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들의 삶과 관련되는 부분에 대해 저희는 내팽개칠 생각이 없다. 인사청문회 부분은 원내에 들어가 따질 것은 따지고, 또 민생에 협조할 건 협조할 것”이라며 “장외(투쟁)도 병행을 하면서 국회에 참여할 것이고 정부의 문제 있는 것은 확실하게 짚도록 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은 현재와 같은 ‘청문회 패싱’ 사태를 막을 현실적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데, 황 대표는 8일 “막무가내 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인사청문회 관련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부적격 인사로 판단되거나 청문보고서 채택이 거부된 경우 대통령이 임명 강행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바른미래당에서도 김관영 원내대표가 같은 날 “대통령과 청와대가 개혁의지 가지고 있고 국가시스템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인사청문제도 개선에 앞장서야한다”고 촉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록 이번 2기 개각을 통해 청와대가 5명의 장관은 임명을 강행했지만 야권의 반발에 지명 철회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교체하지 못한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가 남아있기 때문인데, 당장은 문 정권이 기존의 유영민, 김현미 장관을 당분간 유임시킨다고 해도 내년 총선 일정을 고려해 머지않아 새 후보를 국회 인사청문회에 세울 수밖에 없어 야권은 현재 인사청문회에 나온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등을 포함, 추가적인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다시 청와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사검증 책임을 물어 조국 민정수석을 경질하라는 야권의 요구조차 청와대가 이미 “문제가 없으니 조치도 없다”고 지난 1일 단호히 일축했던 데 비추어 ‘보이콧’은 자제하고 ‘투 트랙’ 기조로 대여투쟁 하겠다는 야당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9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지금 황 대표도 아주 강경하게 말하고, 한국당의 저런 모습을 볼 때 다시 5월 국회를 기다려야 되지 않는가”라며 4월 국회가 파행으로 갈 거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 여야 5당 원내대표가 8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조율을 시도했지만 일정부터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 자칫 이런 지적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어린 시선도 늘어가고 있다.

출처 : 시사포커스(http://www.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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